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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美선 돈 안돼도 연구 가능…韓은 용납안돼 (매일경제, 2025.12.17)

"미국은 돈이 많아 당장 돈 안 되는 '쓸데없는 연구'까지 다 시켜줍니다. 그게 부러운 거죠."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미국 일리노이와 인디애나주 일대에서 열린 '제5차 한미 과학기술 연구 교류·협력 간담회' 현장. 영하 15도의 한파를 뚫고 버스를 타고 찾아온 정부출연연구기관 원장들과 교수진 앞에서 한 유학생은 이렇게 털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이번 간담회는 기존 대도시 중심 행사와 달리 교통이 불편한 지역의 인재들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 밀착형'으로 기획됐다. 눈밭을 뚫고 달려온 선배 과학자들의 정성에 현장에 참석한 100여 명의 한인 이공계 인재들은 한국 복귀에 대해 '조건부 긍정'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동시에 그동안 담아뒀던 한국 과학계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뼈 있는 제언들을 쏟아냈다.

가장 뼈아픈 지적은 누구보다 한국 복귀를 희망하는 '실력파' 유학생에게서 나왔다. 일리노이대 어배너섐페인(UIUC)에서 항공우주공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윤성호 씨는 "유학을 온 이유는 선진 기술을 배워 나중에 한국의 우주 발사체나 방산 분야에 기여하고 싶어서였다"며 한국행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윤씨는 '연구 몰입 환경'의 격차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한국에 계신 교수님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래픽처리장치(GPU) 하나 사는 것도 행정 절차 때문에 힘들어하시는데, 나는 이곳에서 석사생인데도 학교 지원으로 개인 데스크톱에 고성능 GPU를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은 당장 성과가 안 나올 것 같은 엉뚱한 연구에도 과감히 기회를 주는데, 한국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젊은 연구자들의 발목을 잡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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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와 같은 미래 기술 분야일수록 격차는 더 크게 다가온다. 시카고대에서 양자 분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수훈 씨는 "양자 기술은 아직 상용화 전이라 막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데 한국이 미국만큼의 자본 규모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미국은 이미 관련 기업과 스타트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 초기 단계라 돌아가더라도 연구를 이어갈 기업이나 인프라스트럭처가 충분할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폐쇄적인 '연구 칸막이' 문화도 도마에 올랐다. 한 UIUC 박사후연구원(포닥)은 "미국은 서로 다른 분야가 매달 만나 치열하게 토론하며 새로운 걸 만드는데, 한국은 서로 논문 실적만 나눠 먹는 식의 형식적인 공동 연구가 많다"면서 연구 문화의 혁신을 주문했다.

거주지 선택의 어려움도 걸림돌이다. 서울은 너무 비싸고, 지방은 너무 외지다는 것이다.

UIUC에서 전자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또 다른 포닥은 "한국 조교수 연봉으로는 서울에 집을 마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단순히 월급을 조금 더 주는 차원이 아니라 연구자가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주거 지원책이 없다면 귀국은 요원한 꿈"이라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지방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퍼듀대의 포닥 연구원 A씨는 "현재 출연연은 대부분 대전에 몰려 있고, 나머지 분원들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너무 외딴곳에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꼭 서울이 아니더라도 부산처럼 인프라가 갖춰진 광역 도시에 연구 거점이 생긴다면 연구자들도 충분히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저출산 시대에 맞춰 '부부 연구자'를 위한 파격적인 제안도 나왔다. A씨는 "미국 대학은 부부가 같은 연구를 할 때 한 학교에 함께 임용하는 '스파우즐 하이어(Spousal Hire)'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있다"며 "한국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만큼 부부 연구자들이 함께 정착할 수 있도록 이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시카고·어배너섐페인·라피엣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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